사진이있는 글~
내 묘비명
행복한 여행자#
2015. 4. 29. 22:30
내 묘비명
어떤 사람이 집 근처의 묘지를 지나가던중
흥미로운 묘비명을 보게 되었습니다
세 줄로 된 묘비명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
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소
약간 웃음이 나오는 글귀를 계속 따라 읽었습니다
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
그냥 재미로 쓴 글귀 같지가 않았습니다
긴장된 마음으로 마지막 줄을 읽었습니다
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를 하시오
사람은 누구나 죽음 앞에서 경건하고 엄숙해지기 마련입니다
불안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생전의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하는 고독한 일 입니다
그래서 죽음과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
하지만 꼭 필요한 준비이기도 합니다
어느덧 봄이 되었습니다
춥던 겨울의 꼬리가 남아있긴 하지만 분명 봄이 와 있습니다
새로운 생명이 기지개를 펴는 시기에 어울리지는 않겠지만
한번쯤 내 생명의 마지막을 생각하면서 유언장을 작성해 보고
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듯 살아온 날 하나하나를 돌이켜 보면서
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다짐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
~최원현/수필가,칼럼니스트 ~